2019년 11월 27일, 서울대학교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와 관악구 노동복지센터가 공동주최하는 이철승 교수 (‘불평등의 세대’ 저자) 특강이 있었습니다. '불공정한 사회구조의 희생양인 청년층의 노동 관심도 증진'과 '노동조합과 시민의 연대를 통한 한국형 복지국가의 대안 모색'을 목적으로 이번 특강을 기획했습니다.

특강 연사인 이철승 교수는 복지국가와 노동운동, 노동시장 및 자산 불평등에 관해 연구하셨습니다. 최근에는 ‘불평등의 세대’를 펴내 386세대 엘리트 집단에 의한 한국 사회의 독특한 ‘네트워크 위계’ 에 의한 불평등 문제를 지적해 세간의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이번 강연은 관악구 노동복지센터와 지역 소재 학교인 서울대학교 학생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첫 행사였는데요, 기성 노동운동과 청년이 함께 만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아래는 이번 강연에 참여해주신 조미선님께서 보내주신 후기입니다 🙂



<여성이며 청년인 지영이들이 일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 조미선

11월 27일 수요일 저녁 7시, 수업을 마치고 서둘러 서울대 자연과학대에서 진행한 이철승 교수님의 특강을 들으러 갔다.

강의 주제가 <불평등 세대와 불공정: 노동-시민 연대의 조건>이었다. 일도 많고 바쁜 와중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시간을 쪼개 강의를 들으러 간 것은 부제로 달린 “한국형 불평등 구조의 희생자인 청년과 여성! 불평등에서 평등으로, 그리고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노동-시민 연대의 조건은?” 이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청년이며 여성인 노동자가 더구나 아이를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비정규직에 최저시급 지급하는 초단기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남성-여성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육아의 책임도 함께 나누어야 할 텐데 우리의 노동시장에서는 남성과 여성 둘 중 한 명이 육아의 책임을 져야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일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이미 출산으로 인해 경력에 공백이 생긴데다 남성과 비교하여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이 직업을 포기하게 되는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노동 현실에서 답을 찾을 수가 없어서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고, 이제는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이 된 엄마 선생님들과 함께 교육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있기에 청년이며 여성인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는 복지국가의 모델이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대답이 더욱 간절했다. 강의를 통하여 이에 대한 해답을 듣고 싶었다.

이철승 교수는 노동시장을 볼 때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이라는 ‘위계’의 기준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20대-50대 등 ‘세대’의 기준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사회 노동 구조는 ‘20대 비정규직 - 50대 정규직’ 으로 위계와 세대가 혼재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50대 정규직이 노동시장에서 80%를 차지하고 나머지 20%의 비정규직을 대부분 20-30대 청년들이 몰려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20% 중에서도 여성은 또 하위 위계에 속한다.

출산율이 0.8까지 떨어진 지금은 여성 또한 가장처럼 일해서 각 가정 내의 노년 인구를 부양해야 하는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을 위한 일자리는 남성과 비교하여 부수적인 일이 대부분이다. 이철승 교수는 사회는 이미 변화하였으나 제도나 시스템이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제도를 바꾸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이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정당과 사업주를 지지하고 표를 주는 것이 그 한 방법이라고 말씀하셨다.

여성이며 청년인 이 땅의 지영이들이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지금 우리가 함께 하는 이 고민들이 사회 제도의 변화와 시스템 정비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