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청년 勞스쿨 시즌3 <성인지적 일터와 젠더정치> 참가자 후기 _ 노동자이자 여성인 존재들의 연대

작성자
노동복지
작성일
2019-12-18 15:07
조회
1809
2019년 10월 31일부터 11월 14일까지 관악청년 勞스쿨 시즌3 <성인지적 일터와 젠더정치> 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열악한 청년노동환경을 가시화하고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로스쿨 노동법학회/인권법학회와 함께 공동개최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성인지 감수성과 차별에 대한 관념과 인식이 일상에서도 변화하길 기대하며, 참가자 감귤님의 후기를 올립니다.

 



<노동자이자 여성인 존재들의 연대> - 감귤

들어가며: 노동과 여성?

노동과 여성. 노동운동과 여성운동이란 두 영역은 서로 다른 영역이라 생각하며 각각에 관심을 가져온 것 같다. 그래서 “임금과 탈코르셋”이라는 강연 제목을 들었을 때 탈코르셋이라는 대표적인 ‘여성 이슈’와 임금이라는 ‘노동 이슈’를 연결짓는 강연이 이루어진다는 데 한번 놀랐고, 그 강연이 여성단체가 아닌 노동복지센터에서 이루어진다는 데 한번 더 놀랐다.

 

문화적 각본

강연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한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통계적으로 여성의 평균임금은 남성보다 낮다. 왜? 혹자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생산성, 상품성, 직종선택성향 등 여러 툴을 동원하여 설명한다. 그러나 이들 설명은 그에 대한 반례를 설명하지 못한다(구체적 반례들은 책 <잃어버린 임금을 찾아서> 참고). 현실에서 관찰되는 분명한 현상은, 임금이 낮으면 여성이 투입되거나 여성이 투입되면 임금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성별과 임금은 연관되어 있다. 여성의 임금이 낮은 것은 그저 ‘여성이기 때문에’인 경우가 많다. 이는 여성과 남성의 위치에 대한 문화적 규범에 기인한다. 즉 ‘아무리 그래도 남자가 더 버는 게/더 높이 승진하는 게 ’그림‘이 이상하지 않지.’라는 문화적 각본이 널리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측정되기는 어렵더라도 이 사회에서 자라난 모두가 직관적으로 즉각 아는 것이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남성은 야망을 추구하고 성취하는 주체로 자라날 때, 여성은 성애화된 객체로 자라난다. 탈코르셋은 이러한 문화적 각본과 기대를 변화시키기 위한 실천의 일환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임금이나 직위를 가질 때 무의식적으로 찾아드는 ‘그림이 어색하잖아’, ‘그림이 안 나오잖아’ 같은 생각들을 바꿀 수 있으려면 우리가 유년기부터 학습하고 재생산하는 ‘그림’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조적 해결 모색의 필요성

강연을 시작할 때 “~한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들이 많이 있었다. 아무리 개인이 노력해도 그 모든 노력을 일순간 지워버리는 ‘지우개’가 등장한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공공기관 채용 점수조작 사건이 단적으로 이를 보여준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조와 정치다. 혼자서는 변화를 일으키기 어렵다. 문제의식을 가진 개개인이 모여 구조적 해결을 위한 행동을 함께 해야 한다.

 

나가며: 친밀성이라는 자원과 연대라는 무기

강연에서 강조되었듯 관점을 공유하는 동료와의 친밀함은 지속가능한 실천의 자원이 되며, 연대는 사회변화를 불러오는 무기가 된다. 강연장에서 울고 웃으며 나는 혼자가 아님을 느꼈다. 섬이 아니라 숲 속의 나무가 된 느낌이었다. (이후 뜻을 같이하는 이들을 모아 80여명에 달하는 모임을 만듦으로써 관계망을 넓고 깊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실천했다.)

또한 강연을 통해 노동자이자 여성이라는 두 정체성이 중첩된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앞으로 여성이 동등하게 노동에 참여하고 정당한 대가를 얻는 날까지 끊임없이 문제의식과 실천을 이어갈 것이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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